무자년 중복에 오랜만에 밝은 해가 푹 젖었던 계절의 아침을 말리고 있는데 길을 걷는 이는 오히려 땀으로 푹 젖는다 저 해가 중천에 떠오르면 개 삶듯 이 여름을 푹 삶아대겠지 엇그제는 푹 젖었었는데 이제는 푹 삶아질 차례인가?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7.29
아침 비속에서 계절은 벌써 몇 날 째 비를 뿌리며 여름나기에 애를 쓰고 아침마다 느끼던 촉촉함과 시원함도 실컷 갖고 놀던 장난감처럼 시시해지는데 분수보다 시원한 자동차의 물보라에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 우산 속 아래로 튀기는 빗방울에 젖어가는 샐러리맨의 출근길 그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것..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7.26
장마철에 그대에게 갇힌 내 마음처럼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하늘을 떠도는 저 구름 오락가락 비를 뿌려대면 마음 젖기가 그지없다 이 한 철 지난 후엔 머물라 붙잡아도 어차피 떠날 것을 젖을 수 있을 때 푸욱 젖어봄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7.23
계절 일기 무채색이 가득한 도시에서의 삶은 시계바늘처럼 맴돌며 무뎌지고 세월은 끊임없이 스쳐 가는데 그 속도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빨라지던 때 아스라한 시절, 가슴에 걸린 시 한 쪽에서 해환(海煥)의 하늘을 지나간 계절을 발견하고 가난한 샐러리맨의 가슴에도 스쳐가고 있는 그 계절을 붙잡아 말을 걸..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6.19
도시 그리고 초여름 밤꽃 비릿한 향이 어디선가 흘러드는 6월 물기 가득한 햇빛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계절 불 땐 부뚜막처럼 아스팔트가 뜨겁다 눈 가느다랗게 뜨고 바라다보는 시가지 뒤로 푸른 산이 남 이야기처럼 생각없다 미루나무 높은 곳에 짙게 우는 매미 소리 들으며 얼음 둥둥 떠도는 빨간 수박화채, 그 속에 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6.14
뒷산에서 풀길 걸으며 이름 없음을 살피듯 나무길 걸으며 오랜 비바람을 견뎌내듯 바위길 걸으며 인내를 말없이 삼키듯 그 꼭대기에선 처연하게 세상 내리보듯 그렇게 살아볼 일이다 고운 바람이 소나무 가지에 스치듯 살아볼 일이다 태그 글쓰기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6.11
네가 떠나고 진한 아픔을 남기며 네가 떠난 그 겨울은 찬란한 봄이 되어도 치유되지 못하고 여름엔 장마철 비처럼 뜨거운 눈물되어 흐르더니 스산한 가을이 되어서는 차가운 길바닥을 떠도는 낙엽이 되었다가 다시 또 겨울 그렇게 그렇게 계절은 해를 거듭할수록 퇴색되어져 가고 그렇게 너도 희미해져 가고 너에..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6.10
내일 모레면 6월 무덤덤한 도시에 계절이 지나며 메마른 더위를 뿌려댈 즈음 담장 너머로 붉은 장미는 빛깔만 성할 뿐 아침을 나선 거리엔 마침 짙은 비가 젖어 있었다 땀이 마른다 깊게 숨을 들이 마시니 기도를 타고 내리는 습함, 그 상쾌함에 가슴이 시원하다 계절은 또 하나의 고개를 넘어서고 있는 게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5.28
아카시향 그늘아래서 철쭉꽃 시들해지니 아카시꽃이 주렁주렁 탐스럽다 일제때 들여온 나무라지? 향이 짙은 게 중인(中人)처럼 족수(足數)가 많아서일까? 통일벼, 도시락 검사, 가족계획 AI로 혼란한 시절에 삼계탕 드시는 대통령 백성은 늘 어리다 어머니 무덤에서 몇 년을 씨름하여 씨를 말렸는데 우리강산에선 큰일을 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