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진 세상 허 참 세상사 우습다 썩어야 할 것은 안 썩고 안 썩어야 할 것은 썩으니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당당하고 당당해야 할 사람들은 초라해지니 배고픈 사람들에겐 먹을 것이 없고 배부른 사람들에겐 먹을 것 남아 도니 허 참 뒤집어진 것이 이것들 뿐일까 밑에 있을 사람이 위에 있고 배워야 할 사람이.. 자기만족/멍멍 2007.02.24
산낙지 인적이 뜸한 요리집 빈 수족관에서 낙지 한마리가 춤을 춘다 형장임을 아는 듯 떠나온 가족을 그리며 떠나간 친구를 기리며 한마리 낙지가 애처러운 춤을 춘다 곧 다가올 운명을 아는 듯 해친 생명에 대한 속죄를 바라며 거친 微生에 대한 해탈을 꿈꾸며 여덟 다리를 은은하게 너울거린다 말없이 초고.. 자기만족/멍멍 2007.02.22
發癌人子 이월 하순 다섯시 반 서둘러 나선 퇴근 길에 뻐얼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해가 죽어 있었다 어디선가 거친 신음이 들리는 듯하다 별 하나가 앓고 있다 자기만족/멍멍 2007.02.22
따로 국밥 이 나라는 나에게 정말로 좋은 나라다 잠자다가 말고도 벌떡 일어나 노래하고 싶다 경상도에 가면 따로 국밥이 있지 참말로 좋은 음식이야 국밥은 원래 국에 밥을 말아주어서 주는 것이 원칙이고 밥은 국이 섞여 있어야 국밥이라고 부르는데 국따로 밥따로 그래서 따로 국밥 그러면 그것은 국밥이 아.. 자기만족/멍멍 2007.02.17
꽃 꽃은 유혹이다 화사한 단장 마치면 향을 뿌려 오는 길 안내하고 깊은 곳에 선물 준비하여 오는 이 반기니 아! 저 수태를 위한 강렬한 몸짓 사랑이었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6
꽃 꽃이 아름다운 건 내가 그렇게 보기 때문일게다 꽃이 아름다운 건 선명하기 때문일게다 꽃이 아름다운 건 결실이 있기 때문일게다 아니다 꽃이 아름다운 건 원래부터 내가 그를 좋아했기 때문일게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6
詩 이슬에 젖어 여린 풀잎처럼 떨고 있을 때 친구로 때론 추억으로 때론 양심으로 때로는 등불로 다가와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너는 마음이 가난한 이에게 주어지는 혜택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