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다 가을이 슬픈 벌레는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울어 댈 즈음 밤이슬 머금어 더욱 싸늘한 바람은 그리움만큼이나 살 속을 파고들고 가로등 불빛 아래 붉은 단풍잎은 서러운 빛 가을을 탄다고 이 몸은 또, 계절에 빠져 허우적 허우적...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10.04
전도 누구든지 情이 담긴 사연이면 뭉클뭉클 저며 오는 가슴에 계절이 스쳐간다 저린 마음으로 하늘을 휭휭 저어대면 흰구름이 몽실몽실 떠오르고 푸르름은 옛일처럼 희미해지는데 가을은 유난히도 슬픔이 쉽게 전도(傳導)되는 계절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9.19
그대여~ 이 가을엔 그대여~ 가을 나비가 되어 훨훨 날아 보시게 가시다 잠자리를 만나면 잠시, 코스모스 꽃잎에서 쉬시게나 과거는 추억일 뿐 슬퍼하지는 말게나 푸른 하늘에 하얀 그림이 그려질 땐 우리의 소중한 사연을 붉은 노을에 황금빛 그림이 그려질 땐 우리의 빛나는 추억을 기억하시게 국화향 그윽할 즈음 추억..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9.19
계절일기 바람기가 서늘한데 낮게 내려앉은 아침 안개사이로 높게 자란 코스모스가 "나, 여기 있어요~"하며 해맑게 웃고 있었다 마음 바쁜 발걸음에 미처 보지 못함이 서운하지도 않은 듯 때가 되면 계절은, 늘 그자리에서 기다리고 있건만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9.11
향수 갈대 깊이 우는 저녁 서산은 말이 없고 노을은 짙은 자두빛 코발트색 깊은 하늘 땅꺼미 번져 갈 때 반달은 여린 레몬빛 마음을 헤집는 바람 벌레는 울어대고 계절은 깊은 가을빛 거친 날 지나는 도시민 한가위 다가올 때 마음은 짙은 추억빛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9.08
가을향을 되새겨 봐야지 구름 한 점 없는 높은 하늘 그 푸르름만큼 가을이 익어간다 잘 익은 가을에서 뚝 하고 계절을 하나 따내 고른 햇살에 곱게 말려서 마음상자에 간직해야지 회색 짙어지는 계절이면 그 푸른 향을 되새겨 봐야지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9.06
가을 저녁은 카타르시스 서산 너머로 떨어진 가을해가 노을을 칭칭 감아 끌어당기면 눈이 부시도록 선명한 붉은 빛이 차분하게 따라 내려앉는다 그 찬란함이 사라진 빈자리로 어둑어둑 땅꺼미가 찾아들고 거리를 따라 밝아오는 네온사인은 집 떠난 어미를 기다리는 아이 눈처럼 반짝이며 서글퍼지는데 귀가길 발걸음에는 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9.03
9월 초하루 단 하루 차이로 더 이상은 여름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그렇게 여름은 손바닥처럼 뒤집어져 아쉬움이 가득 그려진 등을 보이면서 멀어져 갔다 우리가 그렇듯이 이름만으로도 계절은 바뀌고 이루지 못한 그 무엇들 때문에 마음엔 또 하나의 빚이 새겨진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9.01
가을 빛 짙어갈 때 가을보다 진한 너를 가슴에 담고는 나날이 겪어내야 하는 작은 이별들 속에서 하현달은 점점 붉어 가는데 상현달처럼 커져가는 네 생각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8.29
내가 잎이라면 나무는 가족 초가을 푸른 하늘 아래로 노른빛이 번져간다 칼날처럼 매섭던 이파리가 하루가 다르게 말라가며 푸른빛도 함께 사위어 가는데 추운 겨울에 짐 될까 서서히 준비하는 모습이 남의 일 같지 않다 노른빛 깊어 갈빛 짙어지면 찬란한 단풍잔치는 시작일텐데 아~ 그것이 古稀宴이던가?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