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해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세밑 세월은 편도차편으로 달과 해를 타고 떠나가지 달이 스러지면 새 달이 시작되고 남쪽 끝에 해가 걸리면 새 해가 시작되는데 해가 년(年)을 뜻하는 우리말이 참 지혜롭다 매일 해는 지지만 일 년에 한 번씩 해가 저물어간다 날이 쌓이면 달 달이 쌓이면 해 날이 가고 달이 가고..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2.16
0도 추운 계절이 왔음을 한 두 차례 추위를 겪으면서 벌써 알고 있었는 데 밤사이 차가워진 아침길 몇 날 푸근한 날씨로 바람이 새삼 뼈 속을 스민다 어제는 0상(零上), 오늘은 0하(零下)... 물도 서로를 부둥켜안고 잠을 자야하는 온도 나이 들어가는 몸에는 그 온도를 뼈에서 일러주고 있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2.14
출근길에_12월 중순 새벽어둠이 다 가시지 않은 시각 발자국소리 바쁘게 플랫폼을 울리고 멀리 말없는 산등성이 위로 미동도 없이 겨울이 누워있다 서해안은 흐느끼는데 선거음악은 소란하기만 하고 풀빛 강하던 시절은 언제였던가? 시린 어깨위로 슬픈 날들이 스치며 계절은 또 숨죽이고 있는가 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2.12
첫 눈 간밤에 내린 눈으로 하얗게 변한 거리가 눈을 즐겁게 하고 있다 낯설 듯 낯설지 않은 풍경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이름은 반복되어 돌아오지만 삶은 반복되어 돌아오지 않으니 지난 시절의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해 높게 오르면 녹아내리는 눈처럼 아쉬움도 따라 녹아내렸으면 차라리 그리..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2.07
초겨울에 문을 나서는 데 겨울 냄새가 뺨을 스쳤다 이파리가 다 떨어진 가로수 위로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며 가을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이 이미 겨울은 그렇게 왔더구나 아! 화려했던 가을이여! 그 오색이 벌써 그립구나! 이제 흰 눈이 앞산을 덮으면 지난 가을 그리기 보다는 새 봄 생각이 더 많아 질게야 그..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