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261

봄의 절정 - 4월 말

화창한 날에 시장 가는 길 위로훈훈한 꽃바람이 볼을 스치는데그 기분이 향긋하여 저절로 포근해지는 마음 겨우내 죽어있던 나뭇가지에도예수님과 같이 때를 맞추어부활한 꽃들이 만발하여 저절로 즐거워지는 기분 초록빛 눈부신 신록은봄이 절정임을 보여주는데 라일락꽃 지고 아카시아꽃 피면이 봄도 따스함을 벗어던지고뜨거움으로 변해가겠지 그렇게 계절은제 갈 길을 가고 있는데..

깊어 가는 계절 - 11월 1일

잿빛 하늘 아래로 계절은 가을時 단풍分을 지나는데 그 빛깔이 곱기 그지없다 그 빛깔이 고와질수록 계절은 더욱더 깊어 가는 것이고 그 끝이 멀지 않았다는 뜻 이 계절이 다 가기도 전에 아쉬움부터 앞서는 건 겨울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그 계절에도 춥기만 하지 않고 나름대로 즐거움이 있을 텐데.... 다시 오지 않는 인생의 계절 이 가을에 아쉬움을 남기지 말자

익어가지 못하는 삶

익어가지 못 하는 삶-11월 초순 계절이 물들어 가며 빛깔의 잔치가 한창인데 쉬어가지 못하는 사내 그 마음이 겨울 논처럼 휑하다 가을이 깊어 가며 노랗게 햇빛은 익어가는데 익어가지 못하는 예순 초반 그 감정이 겨울 강처럼 차갑다 날마다 차가워지는 날씨에 몸은 점점 무거워지는데 갈 길이 그만큼 멀어진 나그네 그 가슴은 익지 못하고 늙어만 간다

가을은 창밖에서만

가을은 창밖에서만 봄이 시작하는 나라를 떠나서 가을이 시작하는 집으로 돌아오니 큰바람이 불고 비도 한바탕 지나고 난 다음 푸르고 투명한 하늘 아래로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은 가을의 제맛을 보여주는데 지독한 바이러스 계절에 갇히니 가을이 창밖에서만 흘러가네 이 좋은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바이러스 계절이 끝난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