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안(老眼) 세속에 거칠어진 가슴에 나이바람마저 불어대 자꾸 말라가더니 가슴엔 무뎌진 돌덩이만 덩그렁하다 거북등처럼 갈라지는 손바닥은 가슴을 모니터링하는 화면 눈은 점점 가물대고 찬바람에 흐르는 눈물은 가슴커녕 눈조차 적시지 못하니 오아시스에 대한 꿈은 젊은 날의 특권인가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2.02
한겨울이지만 눈이 내리고 계절이 소복하게 쌓이면 거리는 온통 겨울빛 겨울이 깊고 바람이 차가울수록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더욱 간절해지는 데 봄은 실마리조차 보이지 않으니 가슴은 찬바람이 스치고 시름으로 가득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우리에게 남아있는 따스한 것들을 찾아 서로에게 전할 수 있다는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1.19
제야(除夜) 해가 지면서 한 해가 가고 해가 뜨면서 한 해가 오는 밤, 찬바람에 계절이 꽁꽁 불경기에 마음도 꽁꽁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희망보다는 근심에 더 가까울지라도 겨울이 깊을수록 봄은 가까워지는 법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작은 불씨가 되어 봄이 오는 날까지 온기를 지켜보자구나!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1.01
12월 31일 여름 가을 겨울 12월 31일 시간이 지날수록 속도가 빨라지는 신형기차들처럼 세월이란 것도 신종처럼 빨라지고 있는데 급행열차처럼 쉬지 않고 달려가는 시간 속에서 지나치는 간이역과 같은 이정표를 새기며 또 한 해를 추억창고에 집어넣는 날!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12.30
겨울 그리고 보름밤 빈 들에 빈 가지라도 하늘이 있는 밤엔 홀로 걸어도 외롭지 않은 건 환하게 떠있는 보름달 때문인 걸 별은 없어도 발맞추어 걷는 그림자는 또 다른 길 벗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12.12
08년 12월 중순 삭풍이 불고 눈발도 날리고 된서리가 내리더니 도시는 이미 깊은 겨울 계량기 얼까 난방비 늘까 찬바람에 움츠린 어깨위로는 무거움을 더하는 살림살이 캐롤이 어울리지 않는 도시, 크리스마스는 누구의 몫일까 잎 하나 걸치지 못한 나뭇가지가 더욱 추워 보이는데 온난화란 말이 오히려 위안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12.12
11월 하순 느닷없이 찬바람이 불어대고 가는 눈발이 오가더니 지난 벽보처럼 추억만을 남긴 채 흔적도 없이 가을이 떠난 거리 파란 하늘엔 한 점조차 보이지 않는 구름 가을처럼 떠나간 사람 그 마음도 저 하늘같을까? 바람이 많이 차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