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순 장대비가 한바탕 휘젓고 개인 다음 날 새벽 찬바람에 잠을 깨어 창밖을 보니 부쩍 누래진 햇빛만큼이나 파래진 하늘 맑은 바람을 타고 스미는 살짝 싸늘함 바쁜 출근길에서 잠시 즐기는 초가을 걸음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8.21
2009년 8월 12일 이틀에 걸쳐 큰 비가 내리더니 해질녘이나 되어서 서북쪽에서부터 바다보다 파란, 하늘이 밀려오고 이내 서녘 하늘은 황금보다 찬란한 노을로 가득하다 빚에 쪼들린 것처럼 푹 젖었던 마음이 금새 복권 맞은 듯 푸짐하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8.12
칠월 말 즈음 아침마다 모니터만한 욕실 창문으로 계절이 디스플레이 된다 파란 바탕화면에 햇빛이 잘 익은 벼 빛깔이다 하지가 지난 지 한 달이 넘었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7.29
청명한 날엔 가끔 비가 개인 후 파랗게 짙어진 하늘엔 떠가는 흰구름이 다정하고 아주 멀리까지 보이는 날이면 내 사는 도시는 잠시 이국(異國)이 되는데 그런 날엔 문득 문득 스쳐가는 추억의 풍경을 되새기며 먼 나라로의 공짜여행을 즐겨보는 것도...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7.26
칠월 하순 구름나라 잿빛 군대를 물리치고 태양나라 파란 군대가 하늘을 장악했다 푸욱 쪄낸 계절을 제대로 말리고 있는 여름날들 주렁주렁 열린 행복을 따러 바캉스 떠나는 줄이 칡덩굴처럼 마냥 길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7.24
장마가 물러간 후 비구름 오가며 오랫동안 신경통 앓듯 하늘이 편치 못하더니 문득 시베리아 기단에 밀려 장마전선은 남쪽 멀리 내려가고 그림보다 푸른 하늘이 유리창으로 흘러드는 아침 산뜻한 바람에 이불을 널고 뽀송한 느낌을 만끽하고 싶은데 열대야가 기다리고 있구나 아! 이제는 폭염을 걱정할 차례!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7.22
6월 중순 출근길 맑게 갠 하늘엔 휴일 아침의 도시처럼 구름이 한가로운데 신록의 푸른 향 사이로 초여름의 햇살이 따가워 잘 자란 가로수 그늘에게 쉽게 유혹당하는 발걸음 정성껏 가꾸는 텃밭엔 새내기 처녀애처럼 여린 쑥갓이 풋풋한데 촉촉한 꽃상추 위로 싱그러운 바람이 스쳐가니 가벼운 발걸음에 묻어나는 계..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6.13
소풍 가던 날 나이 오십에 즐겨가던 곳으로 소꿉친구들과 소풍을 간다 역시나 평소보다 일찌감치 눈이 떠졌지만 예전과는 달리 오히려 뙤약볕을 걱정한다 그 때 만큼 설렘은 크지 않지만 이것저것에 마음씀이 바쁘다 어머니가 싸주시던 등짐 그것만 달렁 매던 시절과 사뭇 다르다 술짐이 절반이다 이제 그곳으로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