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내리는 아침에 꿈을 가득 안고 파릇하게 번져가는 들녘에 소리 없이 내리며 가랑비가 봄축제의 불을 지피는데 물조차 오르지 않은 가슴에는 척척히 젖어가며, 맺히는 것은 서글픔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3.26
계절의 구애 겨우내 마른, 나뭇가지 같은 가슴은 봄을 기다릴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저 무덤덤함으로 가득할 즈음 눈부신 햇살 조명아래 흰 목련꽃 한 다발 들고서는 프러포즈하는 계절 나도 모르게 번지는 잔잔한 미소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3.21
삼월 중순 햇살이 노랗게 쏟아내려 푸르게 쌓여가는 날들 단단한 땅을 뚫고 고개를 내미는 여린 풀잎이 상식이라는 것을 무너뜨리며 또! 봄이 오고 있는데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3.12
3월 첫날에 단 하루만에 마음에서는 계절이 바뀌고 가슴은 봄의 기대로 가득하다 쏟아지는 햇살에 취해 봄나들이 나선 발길 봄이 그렇게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을 일러주는 듯 심술궂은 찬바람이 귓가에 요란하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3.02
2월 끝날에 마치 잠시 들려가는 간이역처럼 2월은 날짜 수만큼이나 머무는 시간이 짧다 2월이 겨울네집에 봄이 들랑거리는 때라면 3월은 봄네집에 겨울이 들랑거리는 때 계절이 옷을 벗는 2월 그 막을이 내리는 날, 햇살은 봄빛깔이 진했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2.28
삶은 달걀 삶이 달걀이라는 유머가 유머가 아니고 격언일수도 삶이 달걀이라는 유머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지구상에 우리뿐이 없을 것인데 삶은 삶아낸 달걀인가? 달걀이 제대로 삶아져야 제대로 익어 제 맛이 생기듯 삶 또한 제대로 삶아져야 제대로 익고 제 맛이라는 뜻 삶의 모양은 달걀인가? 달걀이 구를 수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2.18
안개가 짙어질 때 아침에 낮게 내려앉은 안개는 어제 낮과 지난 밤이 싸운 흔적 언득 보기엔 하루의 작은 싸움인 것 같지만 사실은 계절의 힘겨루기인걸... 또, 계절이 바뀌려나 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2.07
시인 마치 눈에 들어온 티처럼 감정 하나가 마음속으로 들어와 자리 잡기를 며칠, 굴리면 굴릴수록 더욱 신경 쓰이고 갑갑하다 눈감고 가만히 있으면 눈곱이 되어 빠져나오는 것처럼 마음 덮고 있으면 될 일을... 조개처럼 굴리고 굴리면 진주가 되어질까?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