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초하루의 휴일근무 해 저문 창밖으로 가을이 떠난 거리엔 가로등 불빛이 쓸쓸한데 빈 사무실, 고요한 공간을 흐르는 음악은 나만을 위해 커져 있는 실내등같이 포근하고 혼자 하는 일은 학창시절 도서관 공부처럼 깊이가 있어서 좋아라 차 한잔의 여유는 한 수의 시와 함께 향기만큼이나 짧은 행복을 남기는데 미래 먼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2.01
땅구름 이른 아침, 해는 열심히 불을 지펴대며 화력을 돋우고 있을 때쯤 도시를 넘기 위해 서두르는 자동차, 창밖으로 물안개 피듯 옅은 가을안개가 스쳐간다 도시의 숲강, 그린벨트 그곳엔 여태 땅구름이 살고 있었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1.07
가을 깊은 곳에서 숨 막히는 황사 잠 못드는 열대야 장마 비웃던 우기(雨期) 온난화와 싸움이 힘겨워도 파란 하늘에 새털구름 장식 서늘한 바람아래 노란 단풍 붉은 석양에 불타는 노을 가을 깊어감이 뼈저리다 시골에 시집온 서울색시처럼 때가 되고 보니 계절은 제 태(態)를 잃지 않고 있구나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1.06
도시와 가을 아침 높은 건물 사이로 보랏빛 매연이 옅게 깔리며 도시의 아침이 열리는 시간 동녘에 붉은 해가 파랗게 하늘을 비추면 가로수 은행에선 노란 물이 뚜뚝 떨어져 가슴을 적시는데 개미떼처럼 줄지어 가는 울긋불긋한 무표정들, 그 종종걸음이 똑똑똑 귓속이 어지럽다 가을 표정을 지은 사내는 파란 바람이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30
가을 지나는 도시 햇빛이 울긋불긋 수없이 떨어지는 거리에 가을 빛 가로수, 마치 꿈을 꾸듯 제멋대로 차창 밖으로 스쳐가고 어제보다 먼 너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강이 되어 흐르는데... 계절은 부르지 않아도 또 다시 오고 가고 거리는 시키지 않아도 제 옷을 차려입고 도시는 또, 가을을 추억중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27
갈바람 춤추는 옥상에서 아침 비는 찬바람 온다는 소식이었는가? 높은 하늘 아래로 구름 한가롭게 떠가고 가을 입은 도심 숲은 염색 중이라 청청(靑淸) 하늘이 무척 곱기만 하다 나른함을 피해 자리한 옥상에는 서늘한 갈바람이 요란해도 햇빛 짙게 얹혀진, 멀리 산은 말없이 그윽하게 한 잔 커피 향을 나누자하고 비 지난 뒤,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21
휴일 출근 평소보다는 늦은 시간 인적 뜸한 거리가 가을 햇볕 보다 한가롭고 슬퍼진 과거처럼 맥없이 플랫폼을 들어서는 전철, 긴장 풀림이 낯설다 다시 지하철, 지하통로에서 빚어낸 소음에 차창으로 비쳐지는 고독처럼 바람소리는 고요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빈 사무실, 오히려 포근함이 가슴에 확~ 차라리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21
가을 깊은 비 또, 비가 사람들에게 내리고 그 빗속에서 가을이 죽어간다 내 마음의 슬픔처럼 축축한 거리 계절은 또, 추억같은 바바리로 갈아 입는 중.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19
가을이 절정일 즈음 가을이 절정일 즈음 하늘은 단정하고 마음은 맑고 푸르다 햇살이 소복하게 쌓이며 강산은 곱기가 그지없다 마음 깊이 잔잔한 슬픔마냥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