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소풍 가던 날

Sidonio 2009. 6. 11. 12:16

 

 

 

나이 오십에 즐겨가던 곳으로

소꿉친구들과 소풍을 간다

역시나 평소보다 일찌감치

눈이 떠졌지만 예전과는 달리

오히려 뙤약볕을 걱정한다

그 때 만큼 설렘은 크지 않지만

이것저것에 마음씀이 바쁘다

어머니가 싸주시던 등짐

그것만 달렁 매던 시절과 사뭇 다르다

술짐이 절반이다

 

이제 그곳으로 가서는

진하게 묻어있는 추억들을

떼어 먹겠지

 

그리고 다시 또

추억을 덧붙이고 오겠지

 

추억은 노후의 양식

 

5월의 아침 바닷가 바람이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도 차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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