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열리면 플라타너스의 조로한 잎사귀를 자주 길바닥에서 마주칠 때 즈음이면 가을은 열려있고 가슴속 어디에선가 숨어 있던 노스탤지어에 잔 이슬이 맺힌다 또 붉게 물들어가려나 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30
플랫폼, 가을 길게 뻗은 철길 사이에 오는 이들 보다 떠나는 이들이 오래 머무는 만남 보다 헤어짐이 많은 부푼 가슴이 있고 젖은 눈시울도 있는 플랫폼, 가을이 물들어 있다 하루를 떠나는 나그네 계절 햇빛이 잔잔하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28
9월 22일, 비갬 찬비가 내리고 계절이 식고 이슬방울이 커지고 잠 늘어난 해 서늘한 아침 바람 사라지는 반팔 하늘 높고 새털구름 흐르고 초록향연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때 붉게 물들어가는 가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23
가을 노을은 이제 막 가을역에 도착한 계절 저녁 하늘이 지는 해를 닮아 타는 듯 눈부시게 붉다 바다가 있는 고향 서녘 하늘의 붉은 빛, 찬란함은 젊은 날의 노스탤지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15
9월의 어느 아침에 비가 지나간 다음날 무심코 문을 나서는데 여름내 못 보던 바람이 팔짱을 낀다 섬뜩 놀라 하늘을 보니 파란 얼굴에 흰 이를 드러내고 가을이 웃고 있다 이내 싱그러워지는 발걸음 뽀송한 계절이 되려나 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08
9월 초 여름이 끝날 무렵 섬뜩 바람이 스치며 새 계절이 왔음을 알리더니 그 일주일 후, 어디에도 여름의 기운을 찾을 수 없는 건 아마도 노랗게 익은 햇빛 때문일꺼야 맞아! 파란 하늘에서 쏟아지는 노란 햇빛 때문일꺼야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04
파란 샐러리맨 서늘한 바람에 잠을 깬 도시 하늘 높은 곳에서 파란 단장 곱게 하고 계절이 아침인사를 짖눌린 전철 안에서도 눈의 호사 덕에, 가슴만은 파랗게 물든 샐러리맨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02
8월말 그리고 비 잠을 깨운 새벽비가 아침에도 굵다 한 번의 비에도 봄이 부쩍 자라던데 이 비는 또 얼마나 여름을 식혀줄까? 계절과 함께 걷는 출근길 우산속이 어둡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8.27
초가을, 지천명 그리고 2/3 높이 올라간 하늘에서 솔잎 같은 바람이 내려오면 계절이 또, 가슴을 톡톡 두드린다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 올해도 삼분의 이가 지나고 있는 걸 삶 또한 절반을 넘어서 이제, 삼분의 이쯤 지나고 있는 것인가? 갈수록 짧은 세월이 지나는 가슴에, 또 가을바람이 스민다 이 가을엔 흐르는 강물에 연잎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