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272

가을은 창밖에서만

가을은 창밖에서만 봄이 시작하는 나라를 떠나서 가을이 시작하는 집으로 돌아오니 큰바람이 불고 비도 한바탕 지나고 난 다음 푸르고 투명한 하늘 아래로 따스하게 내리쬐는 햇살은 가을의 제맛을 보여주는데 지독한 바이러스 계절에 갇히니 가을이 창밖에서만 흘러가네 이 좋은 가을이 다 가기 전에 바이러스 계절이 끝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코로나 계절에_페루에서

코로나 계절에_페루에서 식료품을 살 수 있게 통행이 허가된 날이라 5분이면 갈 수 있는 마트를 20분 넘게 빼~엥 돌아 걸었다 홀로 걷는 길엔 사람을 잃은 공원이 있었고 그곳에선 코로나의 계절이 쏘아대는 따가운 햇살 사이로 가을이 숨죽이며 지나고 있었다 지구는 돌고 있으니 계절은 바뀌겠지 세상사 돌이켜보니 악한 무리는 결국은 폐퇴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