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거리엔 계절이 제멋대로 굴러다니고 푸짐하던 가을은 하루하루 여위어간다 그 곱던 빛깔도 나날이 사위어가고 서릿빛 풀잎엔 서늘함이 스쳐간다 얼마 남지 않은 이 계절에 아쉬움은 뒤로 하고 같이 낙엽이라도 밟아야겠다 자기만족/멍멍 2007.11.09
별 같은 당신 예전에는, 당신에겐 내가 멀었지만 나에게는 당신이 멀지 않았습니다 날이 새도, 당신과 함께 했던 시간들이 가슴과 함께 늘 함께 숨 쉬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내게도 당신이 멀리 있습니다 계절이 빠르게 지나가는 이곳 밤하늘엔 스모그 때문에 당신이 흐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무지갯빛 네온.. 자기만족/멍멍 2007.11.08
무제 슬픔 짙어가듯 내 가을도 짙어 가는데 색바랜 잎새에 가느다란 추억이라도 적어 낯선 바람에 띄워 보내면 가을은 따라 날아가던데 슬픔은 역시 제자리 자기만족/멍멍 2007.11.07
땅구름 이른 아침, 해는 열심히 불을 지펴대며 화력을 돋우고 있을 때쯤 도시를 넘기 위해 서두르는 자동차, 창밖으로 물안개 피듯 옅은 가을안개가 스쳐간다 도시의 숲강, 그린벨트 그곳엔 여태 땅구름이 살고 있었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1.07
가을 깊은 곳에서 숨 막히는 황사 잠 못드는 열대야 장마 비웃던 우기(雨期) 온난화와 싸움이 힘겨워도 파란 하늘에 새털구름 장식 서늘한 바람아래 노란 단풍 붉은 석양에 불타는 노을 가을 깊어감이 뼈저리다 시골에 시집온 서울색시처럼 때가 되고 보니 계절은 제 태(態)를 잃지 않고 있구나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1.06
도시와 가을 아침 높은 건물 사이로 보랏빛 매연이 옅게 깔리며 도시의 아침이 열리는 시간 동녘에 붉은 해가 파랗게 하늘을 비추면 가로수 은행에선 노란 물이 뚜뚝 떨어져 가슴을 적시는데 개미떼처럼 줄지어 가는 울긋불긋한 무표정들, 그 종종걸음이 똑똑똑 귓속이 어지럽다 가을 표정을 지은 사내는 파란 바람이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30
가을 지나는 도시 햇빛이 울긋불긋 수없이 떨어지는 거리에 가을 빛 가로수, 마치 꿈을 꾸듯 제멋대로 차창 밖으로 스쳐가고 어제보다 먼 너는 가슴속 깊은 곳에서 강이 되어 흐르는데... 계절은 부르지 않아도 또 다시 오고 가고 거리는 시키지 않아도 제 옷을 차려입고 도시는 또, 가을을 추억중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27
갈바람 춤추는 옥상에서 아침 비는 찬바람 온다는 소식이었는가? 높은 하늘 아래로 구름 한가롭게 떠가고 가을 입은 도심 숲은 염색 중이라 청청(靑淸) 하늘이 무척 곱기만 하다 나른함을 피해 자리한 옥상에는 서늘한 갈바람이 요란해도 햇빛 짙게 얹혀진, 멀리 산은 말없이 그윽하게 한 잔 커피 향을 나누자하고 비 지난 뒤,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