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는다라는 말 나이 든 다는 것 오래된 유리창처럼 찌들어 가는가? 그래서, 닦는다라는 말을 하는가? 생각없이 산 지 수년 찌든 때가 뿌옇다 아무래도 조금은 닦아내야 할 듯 어리던 때를 돌아보니 그 때는 참 맑았던 것 같다 자기만족/멍멍 2008.06.12
뒷산에서 풀길 걸으며 이름 없음을 살피듯 나무길 걸으며 오랜 비바람을 견뎌내듯 바위길 걸으며 인내를 말없이 삼키듯 그 꼭대기에선 처연하게 세상 내리보듯 그렇게 살아볼 일이다 고운 바람이 소나무 가지에 스치듯 살아볼 일이다 태그 글쓰기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6.11
네가 떠나고 진한 아픔을 남기며 네가 떠난 그 겨울은 찬란한 봄이 되어도 치유되지 못하고 여름엔 장마철 비처럼 뜨거운 눈물되어 흐르더니 스산한 가을이 되어서는 차가운 길바닥을 떠도는 낙엽이 되었다가 다시 또 겨울 그렇게 그렇게 계절은 해를 거듭할수록 퇴색되어져 가고 그렇게 너도 희미해져 가고 너에..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6.10
초등학교 4학년 단체사진 원 안의 사진이 본인입니다. 유일하게 교복 입고 있는 아이... 그때는 교복이 귀해서 애지중지 하느라 이미 다른 애들은 다 반팔로 갈아 입고 있는 데...ㅠㅠ 이 장면에서 시 하나. 어리던 시절로 거슬러 가면 - 박 형 - 물길을 걸어서 거슬러 거슬러 오르면 희미한 계곡엔 조그마한 웅덩이 하나 맑은 가.. 자기만족/자기기록 2008.06.09
내 가슴이 칠판이라면 내 가슴이 칠판이라면 쓱~싹 쓱~싹 아픈 기억 지우련마는 내 가슴이 핫딕이라면 휘~이~익 아픔 마음 휴지통에 넣으련마는 내 가슴은 바위인 양 지우려 해도 지위지지 않는 깊이 새겨진 흔적들 아~! 하늘은 푸르지 못하다! 자기만족/멍멍 2008.05.30
못잠(不眠) 깊은 밤, 티비도 제 하고픈 말 다 하고 빈소리내며 사라진지도 꽤 됐건만 기다리는 잠은 문밖에서 이내 들어오지 못하며 서성이기만 하고 잡시름만이 검은 눈알을 굴리는데 뒤척이는 몸뚱이에서는 새어 나오는 한숨 이대로 날이라도 새면 내일 하루는 길겠구나... 자기만족/멍멍 2008.05.29
내일 모레면 6월 무덤덤한 도시에 계절이 지나며 메마른 더위를 뿌려댈 즈음 담장 너머로 붉은 장미는 빛깔만 성할 뿐 아침을 나선 거리엔 마침 짙은 비가 젖어 있었다 땀이 마른다 깊게 숨을 들이 마시니 기도를 타고 내리는 습함, 그 상쾌함에 가슴이 시원하다 계절은 또 하나의 고개를 넘어서고 있는 게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