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비속에서 계절은 벌써 몇 날 째 비를 뿌리며 여름나기에 애를 쓰고 아침마다 느끼던 촉촉함과 시원함도 실컷 갖고 놀던 장난감처럼 시시해지는데 분수보다 시원한 자동차의 물보라에 문득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 우산 속 아래로 튀기는 빗방울에 젖어가는 샐러리맨의 출근길 그 무료함을 달랠 수 있는 것..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7.26
장마철에 그대에게 갇힌 내 마음처럼 쉽사리 떠나지 못하고 하늘을 떠도는 저 구름 오락가락 비를 뿌려대면 마음 젖기가 그지없다 이 한 철 지난 후엔 머물라 붙잡아도 어차피 떠날 것을 젖을 수 있을 때 푸욱 젖어봄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7.23
찰나의 정 간밤에 티브이에서는 세렝게티 평원이 펼쳐지고 치타들의 공격에 혼비백산한 누우 새끼가 어미를 잃었는데 남의 새끼를 키우지 않는 누우의 습성에 어린 새끼는 끝내 무리에 합류를 못하고 겁에 질려서 넓은 풀밭을 헤매다가는 같은 처지의 친구를 만났다 그 둘은 죽음만큼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 초.. 자기만족/멍멍 2008.07.04
외줄타기 흔들흔들 부채 하나 달랑 들고 흔들린다 버선발 더듬으며 흔들 흔들 이미 내디딘 길 되돌아 갈수도 없는 일 저 끝에 간다고 박수 한번이면 그만인걸 휘이익 ~ 뛰어 내려 뒤 안보면 욕 한번이면 그만인걸 흔들흔들 아! 이 버둥거림! 자기만족/멍멍 2008.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