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2) 사람이 하늘같이 변화가 심하다 하늘이 변화가 심한 것이 아니라 하늘을 지나는 구름이 하늘 모습을 바꾸는 것이리라 사람도 아마 하늘같이 마음을 지나는 그 무엇으로 그 모습이 변하는 것이리라 구름 걷히면 맑은 하늘 들어나듯 사람도 그 무언가 걷히면 맑은 모습 들어나겠지 자기만족/멍멍 2007.07.13
깊다는 말 너의 속이 깊어 널 이해하기 힘들지만 네 속만큼 내 사랑도 그 만큼 깊어지는데 이 밤이 깊어 갈수록 너에 대한 그리움 또한 깊어지고 한숨 소리 또한 깊어 간다 자기만족/멍멍 2007.06.21
6월 계절이 산에서 내려와 바다로 달려갈 즈음 신록이 깊은 푸르름에 잠기며 계절은 잠시 숨을 고른다 어릴 적 소풍 왔던 딸기밭은 사라지고 그 곳 공사장에선 굴삭기에 퍼 올려진 추억 한바가지가 덤프에 실려 계절속으로 사라진다 철없는 과일은 영양가를 잃고 추억조차 앗아간다 6월엔 밭딸기 먹던 시..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6.08
참꽃과 개꽃 진달래가 연분홍색이면 철쭉은 진분홍색이라 진달래는 여려 보이고 철쭉은 강해 보이는 데 진달래는 먹을 수 있고 철쭉은 먹을 수 없다는 것을 철이 들어서야 알았다 진달래는 순하고 철쭉은 독하니 철쭉 가득한 계절이 되면 진달래가 더욱 그립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5.07
담장에 묻은 라일락향을 떼어 먹다 봄이 꽃단장을 벗고 푸른 옷으로 갈아입을 때 쯤 수줍어 보이는 라일락꽃이 담장 너머로 소담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면 계절을 잃은 도시민 하나 잠시 발길 멈추고 담장에 묻어있는 라일락향을 떼어 먹는다 계절을 떼어 먹은 그는 이내 계절없는 생활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4.28
간월도에서 오랜 기간 동안 바다를 못보다 우연치 않게 바닷가에 서게 되었다 깊이 숨을 들어 마시니 가슴엔 바다가 가득차고 갯내음은 추억이 되어선 어린시절로 날 안내한다 서해바다 어디나 나에게 고향바다가 되어주기는 하는데 그 시절 깨끗함은 아련하고 때묻은 모양은 나와 같구나 나이가 들수록 그 아이.. 자기만족/멍멍 2007.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