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봄이 꽃단장을 벗고
푸른 옷으로 갈아입을 때 쯤
수줍어 보이는 라일락꽃이
담장 너머로 소담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면
계절을 잃은 도시민 하나
잠시 발길 멈추고
담장에 묻어있는
라일락향을 떼어 먹는다
계절을 떼어 먹은 그는
이내
계절없는 생활속으로
스며들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