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담장에 묻은 라일락향을 떼어 먹다

Sidonio 2007. 4. 28. 13:35

봄이 꽃단장을 벗고

푸른 옷으로 갈아입을 때 쯤


수줍어 보이는 라일락꽃이

담장 너머로 소담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면


계절을 잃은 도시민 하나

잠시 발길 멈추고

담장에 묻어있는

라일락향을 떼어 먹는다

 

계절을 떼어 먹은 그는

이내

계절없는 생활속으로

스며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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