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서곡 심통난 엘리뇨가 겨울 눈을 훔쳐가선 때 이른 봄으로 치장하려나 보다 삼월 초이튿날 거북 등짝처럼 거친 대지 위로 새색시 숨결같이 포근한 비가 내리고 봄 꽃이 터지려는 듯 포올 폴 단내음이 솟는다 아! 자연의 축제 그 서막이 오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3.02
봄의 짝사랑 엇그제 창밖 화창한 햇볕을 보고는 외투를 입지 않고 출근을 했다 살 떨었다 해 떨어진 퇴근길엔 일기예보에 무심했던 것을 후회하며 더욱 떨었었는데... 오늘도 창밖 화창한 햇볕을 보고는 또 속을까 하며 외투를 걸치고 출근길을 나섰다 외투는 무겁고 뼈속까지 따듯하다 또 속았다 봄은 그렇게 킥..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27
남도를 가자..! 꽃 피는 봄이 오면 그리운 님을 찾아 남도를 가자..! 움츠렸던 가슴 열고 따스한 바람으로 남도를 가자..! 파안하며 버선발로 맞아줄 내님 보러 남도를 가자..! 겨울내 모아둿던 한 아름 선물 안고 남도를 가자..!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26
꽃 꽃은 유혹이다 화사한 단장 마치면 향을 뿌려 오는 길 안내하고 깊은 곳에 선물 준비하여 오는 이 반기니 아! 저 수태를 위한 강렬한 몸짓 사랑이었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6
꽃 꽃이 아름다운 건 내가 그렇게 보기 때문일게다 꽃이 아름다운 건 선명하기 때문일게다 꽃이 아름다운 건 결실이 있기 때문일게다 아니다 꽃이 아름다운 건 원래부터 내가 그를 좋아했기 때문일게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6
詩 이슬에 젖어 여린 풀잎처럼 떨고 있을 때 친구로 때론 추억으로 때론 양심으로 때로는 등불로 다가와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너는 마음이 가난한 이에게 주어지는 혜택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5
봄소식 물오른 가지에 꽃망울 맺혔다 꽃망울의 맺힘은 봄의 맺힘이려니 저 꽃망울이 터지면 봄도 터질테지 계절의 봄은 머지 않은데 세상사 봄은 언제 오려나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4
四雨 파란 새싹을 적시며 촉촉히 내리는 봄비 뜨겁게 단 대지를 적시며 쏴악쏵 내리는 여름비 빨간 단풍을 적시며 축축히 내리는 가을비 차갑게 언 땅을 적시며 척척히 내리는 겨울비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0
무궁화 필 자리에 개나리 꽃이 피어 있습디다 한 여름날 교정 한 구석엔 무궁화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개나리처럼 화사하지 않고 라일락처럼 향기롭지도 않으며 아카시아처럼 달지는 않아도 벚꽃처럼 쉬이 떨어지지 않는 여기 저기 엉성하지만 초록잎 사이로 여름 땡볕아래 밭매는 시골아낙처럼 풀마저 더위에 지쳐 누워 있는 교정 한구석에서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