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그리고 삶 어느 날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 때 삶이 꿈처럼 아득할 때가 있다 또는 꿈이 삶처럼 생생할 때가 있기도 하다 그래도 역시 삶은 꿈보다 현실적인 것 자기만족/멍멍 2010.03.27
그리움 겨우내 그렇게 기다렸건만 가늘게 내리는 비와 같이 소리는 없는데 가슴은 부슬부슬하고 봄이라서 더욱 슬프던 날 /겨울날 떠나 봄날에 되돌아 와서의 첫 감상/ 자기만족/멍멍 2010.03.07
눈물이라도 흠뻑 세월이 흘러가면서 가슴에 남겨진 응어리들은 눈에 들어간 티끌처럼 가슴을 굴릴수록 더욱 거북해지는데 눈물이라도 흠뻑 흘려 빼낼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눈물은 갈수록 말라가고 티끌은 자라서 선인장이 되는 듯 자기만족/멍멍 2010.02.06
가슴의 강에서는 가슴의 강에서 세월이 흐르는데 그 가슴의 강에서는 때로는 황금빛 물결 위로 황포돛배가 유유히 떠가고 가끔은 황톳물이 거칠게 흐르기도 하며 간혹 하얀 물보라를 튀며 호화요트가 쏜살같이 달리기도 하고 이따금 하얗게 얼어 멈추기도 하며 종종 둥실둥실 흰구름 실고 파란 하늘이 떠가기도 한다 .. 자기만족/멍멍 2010.01.16
美老를 꿈꾸며 나이가 들수록 나이든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노인을 그려보게 되는데 살짝 데친 나물처럼 유연하지만 아삭함이 살아있는 잘 쪄놓은 감자처럼 부드럽지만 무게감이 있는 풀잎을 타는 달팽이처럼 조금 느리지만 여유로움이 있는 가을녘 길가에 핀 들꽃처럼 화사.. 자기만족/멍멍 2009.12.10
두 그림자 때깔 좋았던 가을이 다 떨어진 거리에 바닥으로 나지막하게 깔리는 싸늘한 달빛 홀로 걷는 보도 위로 또박또박 밟히는 두 그림자 마치 갈 데 없는 사람처럼 흐느적이는 검은 그림자와 그 위로 쉽게 아물지 못한, 상처 위로 밴 진물같이 투명한 마음의 그림자 자기만족/멍멍 2009.11.19
살다보면 살다보면.. 짧은 시간을 오래 기억하기도 오랜 시간을 짧게 기억하기도 하지요 살다보면.. 작은 가시에도 깊게 상처받기도 커다란 칼에도 작은 상처가 나기도 하지요 살다보면.. 기쁨위에 울음을 덮기도 슬픔위에 웃음을 덮기도 하지요 살다보면.. 사랑 후에 미움을 갖기도 미움 후에 사랑하기도 하지.. 자기만족/멍멍 2009.10.28
가을나무처럼 나뭇잎 하나 둘 떨어져가는 가을나무처럼 바람이 일 때마다 내게서도 무언가 자꾸 떨어져가는 느낌 사실 나뭇잎이 떨어져가는 게 아니고 나무가 나뭇잎을 떨어뜨리는 것인데 가을 즈음인 이 나이엔 가을나무처럼 하나 둘 떨어내야 할 때인 걸 떨어져가는 것들에 대해 아쉬워할 일은 아니리라 겨울을 .. 자기만족/멍멍 2009.10.20
아침엔 나, 저녁엔 너 아침에 쓰는 시는 저녁에 쓰는 시와는 다른 듯 아침에 시는 머리로 쓰여지지만 저녁에 시는 가슴으로 쓰여지는 것 아침에는 하루를 얻은 기분인데 저녁에는 하루를 또 잃은 기분 아침이 뼈라면 저녁은 살이며 뼈는 이상이고 살은 현실이다 그리고, 아침엔 나 저녁엔 너 자기만족/멍멍 2009.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