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멍멍

美老를 꿈꾸며

Sidonio 2009. 12. 10. 09:56

나이가 들수록

나이든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노인을 그려보게 되는데

 

살짝 데친 나물처럼

유연하지만 아삭함이 살아있는

 

잘 쪄놓은 감자처럼

부드럽지만 무게감이 있는

 

풀잎을 타는 달팽이처럼

조금 느리지만 여유로움이 있는

 

가을녘 길가에 핀 들꽃처럼

화사하지 않지만 초라하지도 않는

 

그러면서

 

남을 재는 잣대의 눈금은

지워가는 반면에

자신을 재는 잣대의 눈금을

더욱 세밀하게 새겨 넣어가는

 

그리고

삶에 대한 경건한 마음을 잃지 않는

'자기만족 > 멍멍'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눈물이라도 흠뻑  (0) 2010.02.06
가슴의 강에서는  (0) 2010.01.16
두 그림자  (0) 2009.11.19
살다보면  (0) 2009.10.28
가을나무처럼  (0) 2009.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