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멍멍
때깔 좋았던 가을이
다 떨어진 거리에
바닥으로 나지막하게
깔리는 싸늘한 달빛
홀로 걷는 보도 위로
또박또박 밟히는 두 그림자
마치 갈 데 없는 사람처럼
흐느적이는 검은 그림자와
그 위로 쉽게 아물지 못한,
상처 위로 밴 진물같이
투명한 마음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