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어느 날 작은 흔적만을 남기며 또박또박 제 갈 길을 가는 계절의 행로에서 문득 짙게 느껴지는 가을 지난날들을 돌이켜 보면 회한 속의 그리움으로 변해 버린 뜨거움에 대한 기억들 늦은 오후의 하루살이처럼 저물어가는 해를 바라보던 날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10.09
10월의 출근길 한 점 구름이 보이지 않아 잔잔한 미소를 지은 것처럼 파랗고 투명한 하늘 그 아래로 노란 햇볕이 맑게 내리는 어디인지 모르게 야금야금 그 노란 햇볕을 닮아가는 것처럼 조금은 낯선 빛깔의 앞산 더도 덜도 필요 없이 온도가 차분한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10.07
9월 말, 아직은 푸른 가을이 오는구나 한지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저녁보다는 아침이 훨씬 써늘한 날들 속에 소리 없이 가을이 물들어가지만 아직은 풀숲사이로 더운 바람이 불고 푸른 이슬이 맺히는 계절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10.01
가을이 열리면 플라타너스의 조로한 잎사귀를 자주 길바닥에서 마주칠 때 즈음이면 가을은 열려있고 가슴속 어디에선가 숨어 있던 노스탤지어에 잔 이슬이 맺힌다 또 붉게 물들어가려나 보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30
플랫폼, 가을 길게 뻗은 철길 사이에 오는 이들 보다 떠나는 이들이 오래 머무는 만남 보다 헤어짐이 많은 부푼 가슴이 있고 젖은 눈시울도 있는 플랫폼, 가을이 물들어 있다 하루를 떠나는 나그네 계절 햇빛이 잔잔하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28
9월 22일, 비갬 찬비가 내리고 계절이 식고 이슬방울이 커지고 잠 늘어난 해 서늘한 아침 바람 사라지는 반팔 하늘 높고 새털구름 흐르고 초록향연도 서서히 저물어가는 때 붉게 물들어가는 가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23
가을 노을은 이제 막 가을역에 도착한 계절 저녁 하늘이 지는 해를 닮아 타는 듯 눈부시게 붉다 바다가 있는 고향 서녘 하늘의 붉은 빛, 찬란함은 젊은 날의 노스탤지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9.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