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임모자이크

꽃은 유혹이다 화사한 단장 마치면 향을 뿌려 오는 길 안내하고 깊은 곳에 선물 준비하여 오는 이 반기니 아! 저 수태를 위한 강렬한 몸짓 사랑이었다

꽃이 아름다운 건 내가 그렇게 보기 때문일게다 꽃이 아름다운 건 선명하기 때문일게다 꽃이 아름다운 건 결실이 있기 때문일게다 아니다 꽃이 아름다운 건 원래부터 내가 그를 좋아했기 때문일게다

이슬에 젖어 여린 풀잎처럼 떨고 있을 때 친구로 때론 추억으로 때론 양심으로 때로는 등불로 다가와 카타르시스를 전해주는 너는 마음이 가난한 이에게 주어지는 혜택

물오른 가지에 꽃망울 맺혔다 꽃망울의 맺힘은 봄의 맺힘이려니 저 꽃망울이 터지면 봄도 터질테지 계절의 봄은 머지 않은데 세상사 봄은 언제 오려나

금 천만냥에도 바꿔지지 않는 양심 동전 한 푼에도 남을 속이는 양심 육신의 크기는 도토리 키재기 그 안에 든 양심은 천양지차

밤을 토해 냈더니 낮이 비웃더라 그 낮을 잘근 잘근 씹고선 온 밤을 통곡하였다

태초에 조물주께서 동물들에게 각각의 터전을 주셨다 아주 오래 세월 동안 그들은 그들의 터전을 지키며 살았다 세월이 흘러 인간들이란 동물이 생겨났다 그런데 이 인간들은 자신의 터전에 만족하지 못하고 남의 터전을 탐하며 기회만 있으면 그것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한 인간 중에 특히 고약한 인..

거칠게 보낸 일과후 퇴근길 주점에서 동료와 마신 맥주거품처럼 답이 없는 미래를 뒤로 하고 터덜 터덜 걷다가 쥐어든 군고구마 속엔 반짝이는 고사리 손이 환하게 웃는다

하루 하루를 쌓으며 지친 무지개를 등에 업고 전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긴 언덕 올라 들어선 집마당에 반쯤 누워 잠자고 있는 세발자전거가 여린 웃음을 띄운다

일년 사계절 중 왜 가을 하늘만이 저리도 높고 푸른 줄 아시오? 일년 사계절 중 유독 가을만이 하늘의 참모습을 가리지 않기 때문 일거요. 97/3 - 본심이 착하지 않은 사람 있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