四雨 파란 새싹을 적시며 촉촉히 내리는 봄비 뜨겁게 단 대지를 적시며 쏴악쏵 내리는 여름비 빨간 단풍을 적시며 축축히 내리는 가을비 차갑게 언 땅을 적시며 척척히 내리는 겨울비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10
기도(祈禱) 수억 분의 1, 아니 수천억 분의 1, 더 생각하면 그 이상의 기회를 주신 데에 대해 당신께 진심으로 감사드리옵니다. 제가 이 눈을 갖고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귀를 갖고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입을 갖고 마음을 말할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코를 갖고 향기를 맡을 수 .. 자기만족/멍멍 2007.02.10
조산 동장군은 어데 가고 날짜도 못 채워 동처녀 배 가르고 튀어나온 봄기운 그 이름이 엘니뇨란다 어미는 어리고 인큐베이터도 없는 데 어떠한 모습으로 자랄까누? 자기만족/멍멍 2007.02.08
돼지 왕국 돼지 왕국은 돼지가 많아서 돼지 왕국인가 아니면 돼지가 왕이라서 돼지 왕국인가? 돼지 왕국은 돼지도 많고 돼지가 왕이라서 돼지 왕국인 것 같다 하여튼 돼지가 많은 돼지 왕국은 왕이 돼지이고 돼지가 왕인 돼지 왕국에는 돼지가 많다 자기만족/멍멍 2007.02.06
무궁화 필 자리에 개나리 꽃이 피어 있습디다 한 여름날 교정 한 구석엔 무궁화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개나리처럼 화사하지 않고 라일락처럼 향기롭지도 않으며 아카시아처럼 달지는 않아도 벚꽃처럼 쉬이 떨어지지 않는 여기 저기 엉성하지만 초록잎 사이로 여름 땡볕아래 밭매는 시골아낙처럼 풀마저 더위에 지쳐 누워 있는 교정 한구석에서 .. 자기만족/계절일기 2007.02.06
공수래 공심거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고 해서 空手來 空手去 빈손으로 왔지만 살면서 열심히 모아 남에게 베푼다면 저 세상에 갈 때 손이야 비록 비었지만 마음만은 가득하니 空手來 滿心去 빈손으로 왔기에 살면서 열심히 챙겨 품속에 가져 보지만 어차피 떠날 땐 빈손이니 오히려 미련만 가득하여 마음마저 .. 자기만족/멍멍 2007.02.05
바람든 무우을 보면서 뼈속에서 칼슘이 빠져나가는 나이가 되어 보니 가슴도 같이 빠져가는 것을 알았다 슈웅 슝 빈 자리를 술잔에 담긴 추억으로 채워본다 자기만족/멍멍 2007.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