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12월 18일, 동장군의 남하

Sidonio 2009. 12. 18. 15:34

 

 

옷 속에 푸욱 파묻혀 있어도

예리한 바람은 스쳐 지나지 않고

틈새를 파고들어 뼈 속까지 이른다

 

드디어 참다못한 동장군이

정예의 겨울부대를 이끌고 왔나보다

그 기세가 예사롭지가 않다

 

숨쉬기조차 곤란하게 비좁은

전철 차장에 처음 보는 성에가 끼고

찬 바닥 한기에 발이 시렵다

그 추위에 혼이 다 빠지는 듯싶은데

 

새가 가다 얼어 죽는다고

이름이 새얼교의 영하 이십도

전방 군대생활을 어떻게 버팅겼을까?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영하 십도 정도 추위는 흔했지

한강물이 얼었으니까

 

기름 값은 조금 걱정되어도

제 값하는 계절이 보기는 좋다

 

지나치며 하는 말들

"그래도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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