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속에 푸욱 파묻혀 있어도
예리한 바람은 스쳐 지나지 않고
틈새를 파고들어 뼈 속까지 이른다
드디어 참다못한 동장군이
정예의 겨울부대를 이끌고 왔나보다
그 기세가 예사롭지가 않다
숨쉬기조차 곤란하게 비좁은
전철 차장에 처음 보는 성에가 끼고
찬 바닥 한기에 발이 시렵다
그 추위에 혼이 다 빠지는 듯싶은데
새가 가다 얼어 죽는다고
이름이 새얼교의 영하 이십도
전방 군대생활을 어떻게 버팅겼을까?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영하 십도 정도 추위는 흔했지
한강물이 얼었으니까
기름 값은 조금 걱정되어도
제 값하는 계절이 보기는 좋다
지나치며 하는 말들
"그래도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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