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와 딸 아주 오래전에 배를 타고 떠난 아비는 밤마다 검은 바다가 되어 돌아오는데 슬픔보다 더 슬픈 흐느낌이 등대불을 따라 어두움 저너머로 퍼져가면 메아리같이 되돌아오는 파도와 소리 자기만족/멍멍 2008.03.21
3월은 계절의 모퉁이 찬바람 간간이 불어대는 여기 이 모퉁이를 돌면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볕아래 진하게 번져가는 봄빛 지나간 겨울을 아쉬워하듯 꽃을 시샘하는 3월은 계절의 모통이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3.18
아침 안개는 향춘(享春)을 옅게 깔린 봄을 아침 안개가 포근하게 보듬고 있는데 쉽사리 벗지 못하는 외투에서 묻어난 쩨쩨함은 뻘건 해처럼 민망해도 어디선가 꽃망울을 여는 물오름 소리에 향춘의 기대감은 콧김처럼 씩씩하다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3.12
양지바른 곳에선 소나기보다 진하게 쏟아지는 햇볕, 양지바른 곳에선 양귀비의 부귀영화도 디오게네스의 철학도 부러움이 없다네 달랑 한 수 詩에 묻히면 그 양지바른 곳에선 햇볕보다 진하게 쏟아지는 쾌감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3.10
안개는 봄을 이끌듯 3월 초의 아침 여유로움으로 가득한 거리 꽃봄이 머지않은 듯 풀빛 향을 담고 계절을 따라 흐르는 옅은 안개 움츠린 어깨에 피어나는 휴일의 화사함 자기만족/계절일기 2008.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