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오십에 즐겨가던 곳으로
소꿉친구들과 소풍을 간다
역시나 평소보다 일찌감치
눈이 떠졌지만 예전과는 달리
오히려 뙤약볕을 걱정한다
그 때 만큼 설렘은 크지 않지만
이것저것에 마음씀이 바쁘다
어머니가 싸주시던 등짐
그것만 달렁 매던 시절과 사뭇 다르다
술짐이 절반이다
이제 그곳으로 가서는
진하게 묻어있는 추억들을
떼어 먹겠지
그리고 다시 또
추억을 덧붙이고 오겠지
추억은 노후의 양식
5월의 아침 바닷가 바람이
따가운 햇볕 아래에서도 차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