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도시와 가을 아침

Sidonio 2007. 10. 30. 09:59

높은 건물 사이로

보랏빛 매연이 옅게 깔리며

도시의 아침이 열리는 시간

 

동녘에 붉은 해가

파랗게 하늘을 비추면

가로수 은행에선

노란 물이 뚜뚝 떨어져

가슴을 적시는데

 

개미떼처럼 줄지어 가는

울긋불긋한 무표정들,

그 종종걸음이 똑똑똑

귓속이 어지럽다

 

가을 표정을 지은 사내는

파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담겨 있는...

그런 우물을 가졌던 사나이,

그 사나이를 그리며

뚝뚝 발걸음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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