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멍멍

산낙지

Sidonio 2007. 2. 22. 14:34

인적이 뜸한

요리집 빈 수족관에서

낙지 한마리가 춤을 춘다

 

형장임을 아는 듯

떠나온 가족을 그리며

떠나간 친구를 기리며

한마리 낙지가

애처러운 춤을 춘다

 

곧 다가올 운명을 아는 듯

해친 생명에 대한 속죄를 바라며

거친 微生에 대한 해탈을 꿈꾸며

여덟 다리를

은은하게 너울거린다

 

 

말없이 초고추장을 젓는다

 

소주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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