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익어가지 못하는 삶

Sidonio 2021. 11. 6. 16:02

익어가지 못 하는 삶-11월 초순

 

계절이 물들어 가며

빛깔의 잔치가 한창인데

쉬어가지 못하는 사내

그 마음이 겨울 논처럼 휑하다

 

가을이 깊어 가며

노랗게 햇빛은 익어가는데

익어가지 못하는 예순 초반

그 감정이 겨울 강처럼 차갑다

 

날마다 차가워지는 날씨에

몸은 점점 무거워지는데

갈 길이 그만큼 멀어진 나그네

그 가슴은 익지 못하고 늙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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