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계절일기

가을 저녁은 카타르시스

Sidonio 2008. 9. 3. 10:08

 

 

 

서산 너머로 떨어진 가을해가

노을을 칭칭 감아 끌어당기면

눈이 부시도록 선명한 붉은 빛이

차분하게 따라 내려앉는다

 

그 찬란함이 사라진 빈자리로

어둑어둑 땅꺼미가 찾아들고

거리를 따라 밝아오는 네온사인은

집 떠난 어미를 기다리는 아이 눈처럼

반짝이며 서글퍼지는데

귀가길 발걸음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애잔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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