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멍멍

찰나의 정

Sidonio 2008. 7. 4. 09:31

간밤에 티브이에서는 세렝게티 평원이 펼쳐지고

치타들의 공격에 혼비백산한 누우 새끼가 어미를 잃었는데

남의 새끼를 키우지 않는 누우의 습성에

어린 새끼는 끝내 무리에 합류를 못하고

겁에 질려서 넓은 풀밭을 헤매다가는 같은 처지의 친구를 만났다

그 둘은 죽음만큼이나 끝이 보이지 않는 초원으로 뛰어 간다

무엇을 같이 나눴을까

공포로 가득한 땅에서 서로에게 절실한 의지가 되었을까

아마도 그 둘은 서로를 의지하며 깊은 우정을 나눴을 게다

원래 어려울 때 친구는 더욱 귀해지는 것이니깐

다음날 한 녀석이 사지가 너덜너덜한 채로 하이에나 입에 물려있었다

작별인사는 나눴을까

지쳐 쉬고 있는 나머지 한 녀석에게 치타 삼남매가 덤벼들어 숨통을 끊었다

아마 그 녀석

짧은 생에서 나눴던 어미와 친구와의 정을 담아서 갔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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