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멍멍

기도(祈禱)

Sidonio 2007. 2. 10. 16:27

수억 분의 1, 아니

수천억 분의 1, 더 생각하면

그 이상의 기회를 주신 데에 대해

당신께 진심으로 감사드리옵니다.

 

제가 이 눈을 갖고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귀를 갖고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입을 갖고

마음을 말할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코를 갖고

향기를 맡을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혀를 갖고

맛을 느낄 수 있게 해주심에,

제가 이 몸을 갖고

일을 할 수 있게  해주심에

늘 감사드리옵니다.

 

비록

꼴불견들이 눈쌀을 찌푸리게 할지라도,

악취가 코를 찌를지라도,

소음이 귀청을 떨어지게 할지라도,

간악한 자들이 입을 막을지라도,

비린 맛이 비위를 상하게 할지라도,

가시밭길을 걸을지라도...

 

여름날 불타는 노을을 보고,

봄날 활짝 핀 꽃향기를 맡고,

겨울날 조용히 슈베르트를 듣고,

가을날 청량한 하늘을 노래하고,

저녁에 한잔의 술과 안주를 음미하고,

아침에 상쾌한 산길을 걸을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당신께 감사하는 마음을 잃지 않으렵니다.

 

96/7 -  석양의 노을과 무거운 마음이 함께 한 저녁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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